[이 아침에]사랑의 빚 갚기 [Los Angeles]미주판 중앙일보 입력 2023.06.08 20:51 이정아/수필가 시댁 조카의 결혼식이 있어 한국에 다녀왔다. 가기 직전에 받은 병원의 초음파 검사 결과 간에서 꽤 큰 혹이 발견되어 두근두근 벌렁벌렁 불안감에 노심초사했다. 떠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좋은 일로 나가기에 우울한 소식은 감추기로 했으나 이곳의 친지들과 교우들께는 기도 부탁을 해 놓았다. 나는 마치 죽을 날짜 받아놓은 사람처럼 나름 계획을 세웠다. 이번엔 되도록 많은 사람을 만나고 오리라. 다시는 보지 못할지도 모르니 마지막 만남이라 생각하고,내가 꼭 식사 대접을 하자 생각했다. 그래야 그동안 진 사랑의 빚을 갚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미리 쓰는 유서처럼 최후의 만찬처럼 비장한 생각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