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밀당이 필요했던 여행] [Los Angeles]중앙일보 미주판 입력 2024.10.27 16:52 이정아/수필가 운동을 싫어하는 나는 여행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여행을 가도 호텔방에서 뒹굴며 책만 읽다 오곤 한다. 몸을 움직이는 건 다 노동이라 생각해서 남들이 여행을 간다고 하면 "고생문이 훤하다"라고 김을 빼는 편이었다. 다리 관절수술을 한 데다 평발이어서 오래 걷질 못하는 불편함도 여행을 좋아하지 않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공항에선 휠체어 서비스를 받고, 크루즈 배에선 스쿠터를 빌려 탈 수 있어서 그나마 수월했다. 항구에 정박한 후 선택 관광을 할 땐 보행거리가 짧은 가장 낮은 단계의 옵션을 택해야 한다. 이번 여행은 '무엇을 보지 않을까'를 결정해야 하는 희한한 여행이었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