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放心) 이정아 팬데믹동안 조심조심 살았다. 사람 모이는 곳엔 안 가고 심지어 교회에 가서도 환자실에서 혼자 예배를 드리고 나름 신경을 썼다. 나처럼 장기 이식을 한 환자들은 일반인들에게 특효인 코로나 치료제 Paxlovid 도 쓰질 못해서 병에 걸리지 않는 게 최선의 방법이었다. 주치의가 늘 강조한 발병 이전의 예방수칙을 준수했다. 주치의는 텃밭 가꾸기도 흙에 균이 많으니 조심하라고 했다. 팬데믹이 해제되자 연주회다 강연회다 전시회다 다들 몰려가도 몸을 사리고, 2-3년 발길을 끊다 보니 그게 인생의 큰 몫을 차지하는 게 아닌 듯 생각이 들어 아쉽지 않고 덤덤해졌다. 팬데믹이 가져다준 선물인 ‘혼자 놀기’에 익숙해졌다. 아이패드 하나만 있으면 유튜브로 음악회도 전시회도 영화도 책 읽기도 다 가능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