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눈먼 사랑을 구경한 죄][Los Angeles] 미주 중앙일보입력 2025.03.10 19:03이정아/수필가간신히 얻어가진 밸런타인 장미꽃은 일주일이 넘어가자 시들었다. 거꾸로 매달아 말려볼까 하다가 말린꽃으로 사랑을 증명하는 듯한 궁색한 짓은, 내 나이엔 하는 게 아니다 싶어 초록색 쓰레기 통에 과감히 던졌다. 안개꽃과 유칼립투스는 아직 쓸만하건만. 신혼부부도 아니고 45년 동안이나 살면서 무슨 사랑운운 할게 남아있을까? ‘동지애’ 정도겠지. 50대에 새로운 사랑을 시작한 이를 알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사랑을 중계했다. 사랑과 연기와 재채기는 숨길 수 없다지 않은가? 본인 말로는 사랑이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부적절한 관계였다. 눈먼 사랑은 브레이크가 고장 난 자동차 같았다. 이목이나 평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