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Birth 와 Death 사이의 어려운 선택(Choice)
30년전 엘에이로 이사올 때, 엘에이 한인타운에는 도서관이 있다니 도서관 가까운 곳에 아파트를 얻으라고 남편에게 신신당부했다. 그 당시 올림픽거리에 한국인이 사서인 도서관이 있는데, 한국도서가 많다는 소문을 멀리 텍사스에서 부터 들은탓이다.
도서관과 반 블록 떨어진 한인타운 아파트에 살게되었다. 매일 아기를 유모차에 태워 도서관에 가는게 일이었다. 텍사스에서 목말랐던 책의 갈증을 풀 수 있어 좋았다. 아파트 잘 구했다며 좋아한 시간은 잠시였다.
어느날 아파트 대문에 간판이 붙었다. '영신 철학관'. 1층에 점집이 들어서고 게이트는 점집 손님들로 인해 늘 열려있어 입주민들은 불만이 많아졌다. 점집간판이 달린 출입구로 드나 들자니 남의 시선도 부끄럽고 편치 않았다. 점집은 날로 문전성시. 앞날이 불안한 한국인들이 당시엔 더 많았던 듯 하다.
소문에 점집 선녀님이 E 여대 출신이라는 둥, 영험하다는 둥 말이 무성했다. 점치는 선배라니 궁금했다. 열려있는 문 안을 잠시 훔쳐보니 신당에 마치 삼국지의 관우같은 장군의 초상을 붙여놓아 식겁했다. 일면식도 없는 장군이 선녀님을 통해 재미교포의 운을 점친다?
나도 젊은 한 때 신문의 '오늘의 운세'를 먼저 보고 신문을 읽었다. 미래에 대한 확신이 필요했다. 그러나 운세는 늘 애매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고 두루뭉술했다. 결국 점이라는 건 내가 점쟁이에게 푸념한 진실에 추측이 약간 가미된 환상일 뿐이다. " 다 잘 될거예요. 장군님이 말씀하시네요" 이 말 한마디에 복채내고 위안 받는 것이다 결국.
어떤 용한 점쟁이도, 아무리 비싼 복채로도, 돈 안드는 ' 오늘의 운세' 로도 인생이나 삶이 바뀌진 않는다.
그 선배, 그 선녀님은 리커마켓을 한다는 (샛 또는 기둥)서방님의 잦은 구타로 아파트 세탁장에 피신 하길 수차례. 세탁장에서 만나 멍든 얼굴에 어색한 웃음 지어 보이더니 다른 곳으로 이사나갔다. 남의 삶에 적극 개입해 미래를 점쳐주던 그녀도 자신의 앞날은 예측 못했나보다.
아는 분의 카카오 스토리를 우연히 보게되었다. 사주, 팔자, 운세에 링크를 걸어 매일 매일 보고 계셨다. 무언가 불안 하신가보다. 삶이란게 원래 애매모호한 것이거늘. 무슨 근심을 갖고 계신지 알 수는 없지만 위해서 기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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