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이 놀라는 한국사 7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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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글쓰기 강좌 때 신문사를 드나들며, 기다렸던 이 책을 살 기회가 있었다. 하지만 강연회에 가서 직접 저자의 싸인을 받으려는 욕심에 일부러 책사기를 미루었다.
아뿔싸 여행날짜와 강연날짜가 겹칠 줄이야. 할 수없이 문우에게 부탁해두고 여행을 다녀왔다. 23일 모임에서 책을 전해받고 24일 저녁에 책을 펼쳤다. 8시 반경 읽기시작해 12시 되기도 전에 단숨에 다 읽었다. 그만큼 쉽고 흡인력이 있었다. 본문은 물론 챕터마다 보너스로 있는 '잠깐 이런것도' 에 추천사 3편과 저자의 앞 뒷말까지 정독을 했는데도 3시간내의 완독이 가능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읽은 '한국사 7장면'이야기이다.
젊은이를 위한 책으로 지은 듯 하나 역사에 무지한 내가 읽기에 딱 맞는 수준의 책이어서 흡족했다. 예를 들면 벽돌 쌓을 때 사이사이를 연결하는 반죽. 처음엔 부드러우면서도 나중엔 단단한 벽을 세우는 대견한 mortar(몰탈)같았다.
워낙 공부와는 담 쌓았던 터에다 한국 떠난 지 30년이 되었다. 이곳에 정착하느라 잊고 살았던 한국에 대해 자신감이 생긴 기분이었다. 국사시간에 내 귀를 스쳤던 적이 있는 익숙한 인물과 사건들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어 이해가 쉬웠다. 한글로 쓰는 문학을 하는 내가 꼭 알아야 할 '위대한 한글'편과 '선비정신과 기록문화'는 큰 도움이 되었다. 삼국통일을 한 신라의 준비성, 고려의 자존심, 무지했던 불교문화에 대해 알게 되었다. 근래의 IT강국의 근저엔 선조들의 놀라운 과학기술이 바탕이 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웠다. 기독교가 전래되며 변화된 세상이야기 속엔 지금의 사회상도 들어있었다.
책 제목은 '세계인이 놀라는 한국사 7장면'이나 그 속에 녹아있는 자료는 엄청났다. 한 권 책에 들어있는 참고문헌을 생각하면 아마 100권의 책을 읽은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중학교에 들어갔을 때 외삼촌이 사준 영어소사전을 흐뭇해하며 오래간직한 기쁨처럼, 믿을만한 역사 핸드북을 소유하게된 좋은 기분 오래 갈 것이다. 역시 쉬운 글이 잘 읽히지만 쉽게 쓰기까지의 저자가 기울인 수고의 두께를 알 것 같기에, 독자로서 그의 글의 팬으로서 좋은 책에 대한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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