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기다리는 3월에/이정아 입춘이 지난 지 거의 한 달이 되었다. 뒷마당의 매화는 피었다 지고 어제 내려가 보니 자두꽃이 피었다. 봄이 오기는 오나 보다. 봄바람이 매섭고 비도 많이 오는 요즘, 나뭇가지가 흔들리고 어린 새싹들도 느리게 깨어나는지 씨를 뿌린 텃밭엔 아직 소식이 없다. 봄 같지 않은 봄이다. 하.. 나의 이야기 2017.03.01
떠나야 보이는 것들 떠나야 보이는 것들 아침 저녁으로 혈압약, 면역억제제, 스테로이드에 각종 비타민 등 한 움큼씩 약을 입에 털어 넣으며 식성이 좋아 그나마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로한다. 장기 이식 환자는 평생 먹어야 하는 약들이므로 내 식욕에 감사한다. 뭐든 잘 먹으니 약먹는 건 일도 아니지 뭔가. .. 나의 이야기 2017.02.02
서로 선물이 되기로 해요 비가 부슬부슬 오는 아침, 늦잠을 잤다. 손전화기에 메시지가 뜬다. "문앞에 동치미 놓고 갑니다." 현관 앞에 동치미를 담은 가방이 놓여 있다. 오래전 같은 교회에 다녔던 권사님이 비트를 넣어 핑크색 물이 든, 먹기도 아까운 예쁜 물김치를 새벽기도 가시는 길에 살짝 두고 가셨다. 곁들.. 나의 이야기 2017.01.18
착한 놈,나쁜 놈, 더 나쁜 놈 놈놈놈 포스터 온화하고 부드럽고 후배에게도 예의를 갖추고 경어를 쓰는 선배가 계셨다. 우리 내외는 존경해마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 자리에서 그 선배에 대해 험한 말을 하는 분을 만났다. 듣다 못해 그 분은 좋은 분이라며 편을 드니, 상대방 말이 "답답한 놈은 나쁜 놈보다 더 나쁜 .. 나의 이야기 2016.12.17
몸살과 게이트 사이의 아련한 첫사랑 비숍의 aspen trees 나를 버리고 간 두 부자 [이 아침에] 몸살과 게이트사이의 아련한 첫사랑 이정아 / 수필가 [LA중앙일보] 11.30.16 20:12 감기가 폐렴으로 진행중이라며 항생 주사를 놓아준 주치의는, 연휴이니 급한일이 생기면 응급실로 가는 수 밖에 없다고했다. 아들과 남편은 아픈 환자를 .. 나의 이야기 2016.12.02
[스크랩] [이 아침에] 홈리스 음악회에서 흘린 눈물/이정아 [이 아침에] 홈리스 음악회에서 흘린 눈물 이정아/수필가 [LA중앙일보] 11.17.16 22:37 일년 내내 온화한 기후로 홈리스의 천국이라는 이곳엔, 날씨가 추워지면 타주에서 이사오는 무숙자가 많아진다. 예전엔 박스 안에서 자는 이가 대부분이었는데 이젠 각종 텐트로 울긋불긋 멀리서 보면 캠.. 나의 이야기 2016.11.20
[스크랩] `진상 손님`에게 배우다 [이 아침에] ‘진상 손님‘에게 배우다 이정아 / 수필가 [LA중앙일보] 10.31.16 19:35 발달장애우센터에 급식봉사를 갔다. 늘 하던 대로 장애우와 돕는 이들을 위한 점심을 준비하고 나누었다. 뒷정리를 마쳤는데 간사님이 카드 뭉치를 건넨다. 30여 장의 감사카드다. 학생 하나하나가 봉사자의.. 나의 이야기 2016.11.01
[스크랩] 한국에서 만난 정겨운 사람들/이정아 고향집 담장 사천 들판 사천 대교 남편이 어린 시절을 보낸 할머니집을 찾아가는 길. 결혼하니 내 호적 주소가 되었던 남편의 고향집이다. '경남 사천군 사남면 화전리.' '서울 중구 남창동'이었던 본적이 시골주소로 바뀌자 자존심이 무척 상했었다. 촌스럽게 화전리라니. 동생들도 시골.. 나의 이야기 2016.10.14
[스크랩] 문학, 시간이 증명해 주는 것/ 이정아 노 시인의 새 다짐 이정아/수필가 [LA중앙일보] 09.09.16 21:12 1962년에 등단하신 원로시인을 만나뵈었다. 비행기 조종사, 신문기자, 농사꾼의 이력 속에서 꾸준히 시와 시조의 끈을 놓지 않으신 분이시다. 문력이 50년이 넘는 대선배이시다. 올해 초 미주문인 최초로 제대로 된 영문시조집 '사.. 나의 이야기 2016.09.11
[이 아침에] 광복절의 여운 광복절을 앞둔 지난 주말 애국가와 광복절 노래를 열번도 넘게 불렀다. 12일 금요일 저녁 우리집에 울려퍼진 노래의 사연인즉, 13일로 날짜가 잡힌 광복절 기념 테니스 대회에서 행사 음악의 반주를 약속한 탓이다. 행사 책임자인 선배의 부탁을 감당하느라 생긴 해프닝이었다. 트럼펫 주.. 나의 이야기 2016.08.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