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132

코로나 시대의 병원 풍경

[이 아침에] 코로나 시대의 병원 풍경 [LA중앙일보] 2020/08/28 미주판 18면 기사입력 2020/08/27 18:44 수필가 이정아 8월의 어느 더운 날, 위급상황이 발생해 집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에 갔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환자 등록을 야외에서 거리두기로 한다. 땡볕에 선풍기를 틀어놓았을 뿐이다. 천막 밑에 앉아 호출할 때까지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응급환자는 급해서 왔을 텐데 기다리다 숨넘어가는 수도 있겠다. 한 시간 만에 실내로 들어가 약식 코로나바이러스 테스트를 받고 결과가 음성이어서 비로소 병실로 올라갔다. 등록부터 입실까지 보호자는 얼씬 못하는 상황이다. 팬데믹 시기의 환자는 아픈 건 물론 서류처리까지 혼자 감당해야 한다. 입원실은 하루 한 시간만 가족 한 명의 면회가 가능..

나의 이야기 2020.08.29

올 것이 오다/이정아

드디어’ 왔다고는 말하기 싫다. 반가운 것도 아니고, 오지 말았으면 했던 것이 온 것이니. 조심한다며 간격도 지키고 마스크도 쓰고 살았는데 아들 내외가 covid 19에 감염이 되었다. 놀러 온 며늘아기의 여동생도 걸려 그 집에 사는 세 식구가 몽땅 환자가 된 것이다. 평소 목숨은 하늘에 달린 것이라며 초연한 척 떠들었는데, 막상 우리 집에 그런 일이 닥치고 보니 속상하고 불안했다.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면역력이 전무한 기저질환 환자인 내게는 옮겨지지 않았다. 그 아이들과 독립기념일에 불꽃놀이 구경을 하느라, 경비행기를 운전했던 남편이 혹시나 해서 검사를 하니 다행히 네거티브(음성)여서 안심했다. 남편은 환자인 나 때문에 2주에 한 번씩 검사를 하고 벌써 8번의 검사를 받았다. 아들아이는 7월 1..

나의 이야기 2020.08.06

운동권 며느리에게 배운다/이정아

수필가 이정아 우리 집에도 실업자가 생겼다. 뉴욕에 소재한 광고회사에서 일을 하던 며늘아기가 EDD에 실업수당을 신청했다고 한다. 난리통에 큰 회사도 맥을 못 추나 보다. 코로나바이러스 19에 직격탄을 맞고 멈춰서 버린 미국에서 실업대란이 현실화되었다. 미 전역에서 5월 말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080만 건을 기록했다. 미 의회예산국은 6월의 실업률은 대공황 때의 최악인 24.9%까지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며칠 전 남편의 생일을 맞아 아들 내외가 집에 와서 식사를 함께했다. 며늘아기에게 근황을 물었다. 일을 쉬니 시간이 많아 봉사를 다닌다고 한다. 며늘아기가 실직을 했다 해도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젊은 사람에게는 실업이 기회일 수도 있으므로 아들 내외가 알아서 잘 해결할 것으로 믿었다. “무슨 봉..

나의 이야기 2020.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