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에] ‘Salt and Pepper’ [Los Angeles] 미주 중앙일보 입력 2021.10.12 19:03 이정아/수필가 병원 진료실앞 복도에서 내가 앉은 휠체어를 남편이 밀고 있었다. 큰 수술을 마친뒤여서 내 몰골이 말이 아닐 때였다. 용모에 신경 쓸 새도 없고 만사가 귀찮았다. 고생으로 찌든 머리칼은 백발이었다. 그 때 옆에서 우리내외를 보고있던 분이 나더러 “착한 아드님을 두셨네요” 이런다. 뜨헉! 누나라고 해도 봐드릴까 말까인데 남편과 나를 모자지간으로 보다니. 이건 아니다 싶었다. 실상을 파악한 그분은 미안한지 슬그머니 자리를 떴다. 병원에서 오던길로 미용실에 들러 당장 흑발로 염색을 하고, 남편에겐 앞으로 염색하지 말 것을 명령했다. 그래야 내 억울함이 풀릴것 같았다. 몇년동안 ..